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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8 16:28:58, 수정 2014.05.18 20:52:58

자연이 빚은 '천혜의 조각' 용머리해안 지질관광 이끈다

산방산·용머리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사업으로 개발
4시간여 소요되는 A·B코스 준비…문화와 역사·전설이 주렁주렁
  • 제주 걷기 코스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길이 열렸다. 제주의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이 그곳.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은 지난 2011년 고산 수월봉 지역에 구축된 ‘수월봉 지질트레일’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되는 지질트레일 코스. 지난달 5일 개장한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마을 활성화사업’으로 개발돼 기존의 트레킹 코스와 매우 차별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란 지질학적으로 뛰어나고 학술적·경관적으로 가치를 지니고 있는 지역을 보전하고, 이를 교육과 관광의 자원으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정, 운영되는 유네스코의 프로그램이다. 세계지질공원은 현재 25개국, 90개소가 가입돼 있다. 용머리해안을 중심으로 바야흐로 ‘지질관광’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 지질트레일’을 표방하는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지질 중에 하나인 용머리해안과 산방산을 중심으로 인근의 단산과 화순곶자왈 등 다양한 지질·생태자원을 포함하고 있다.

    지질·생태자원 이외에도 산방굴사와 산방덕이, 산방산과 한라산 봉우리 이야기를 비롯해 용머리해안에 잠들어있는 진시황이 보낸 호종단 전설, 사금 채취가 행해졌다는 금모래해변, 덕수리의 불미공예 등 다양한 문화와 역사 이야기들을 지질트레일과 함께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게 특징.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코스는 총 2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두 코스 모두 용머리해안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사계리와 덕수리를 경유하는 A코스와 사계, 화순, 덕수리를 경유하는 B코스로 구성돼 있다. 짧은 탐방을 원하는 탐방객을 위해 A코스에 단축코스가 있다. 

    A코스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와 덕수리 마을을 경유하는 14.5km의 코스로 천천히 주변 풍광을 감상하며 걸으면 약 4시간이 소요된다. 형제섬 인근의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모리층과 사람발자국 화석, 덕수리의 불미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지질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 전설, 생태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코스다.

    용머리해안주차장(출발)→설쿰바당(0.5km)→사계포구(1.2km)→형제해안로전망대(1.7km)→해안사구와 하모리층(2.1km)→사계리해안체육공원(2.4km)→사람발자국화석(2.8km)→대정향교(6.0km)→세미물→단산(갱도진지→정상(7km)→칼날바위)→단축코스분기점(7.7km)→산방산탄산온천(8.8km)→불미마당(10.0km)→베리돌아진밭(12km)→조면암 산담(13.5km)→산방산 주차장(14km)→용머리해안 주차장(도착)

    B코스는 사계리, 화순리, 덕수리를 모두 아우르는 총길이 14.4km의 코스로 약 4시간30분이 걸린다. 산방산에서 화순리방향으로 펼쳐진 금모래 해변과 제주 생태의 보고인 화순곶자왈을 비롯해 제주도민의 과거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금막, 마을 곳곳에 솟아난 용천수를 경유, 제주의 자연 속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제주인들의 문화를 살펴 볼 수 있는 코스다.

    용머리해안주차장(출발)→기후변화홍보관(0.2km)→하멜표류비(0.6km)→항만대(1.1km)→소금막(1.4km)→병악현무암지대(1.7km)→사근다리동산/방사탑/유반석과무반석(2.6km)→하강물/엉덕물(2.9km)→금모래해변(3.0km)→화순리선사유적지(4.2km) →황개천/명알목소(4.5km)→개끄리민소(5.1km)→수로/퍼물(5.3km)→곤물/곤물동(6.8km)→화순곶자왈(8.1km)→방사탑(8.4km)→홈밭동네전망대(8.7km)→군물(10.6km)→베리돌아진밧(12.2km)→조면암산담(13km)→산방산주차장(13.8km)→산방연대(14km)→종점(14.4km)

    주요 명소는 다음과 같다. 

    ◆용머리 해안=제주도는 180만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겼고, 용머리 해안은 80만년 전 역시 수중에서 용암이 분출돼 지금의 모습을 형성했다. 마그마가 지하수를 만나 격렬하게 반응하며 분출된 화산재로 만들어진 화산체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용머리 해안을 걸으며 화산재와 모래가 시루떡처럼 겹겹이 쌓인 지질대를 걷다보면 자연의 신비가 온 몸으로 느껴진다. 시간과 파도가 합작한 거대한 천연미술관 그 자체다. ‘용머리’라는 지명은 산방산에서 볼 때 용머리가 바다로 들어가는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

    용머리 해안의 길이는 450m정도. 파도가 철썩거리는 해안을 끼고 자연이 빚은 거대한 바위조각을 감상하다 보면 세상의 한 시름이 덜어진다. 이곳 해수면은 기후변화 탓에 차츰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해수면 상승지다. 1970년 조성할 당시 바닷물에 잠기는 사례가 없었으나 최근에는 하루 평균 4~6시간 바닷물에 잠긴다. 파도가 거세거나 만조 때는 입장할 수 없다. 탐방 당일 입장 가능시간을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해수면 상승의 실상은 용머리 해안 입구 쪽에 마련된 기후변화홍보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2000원. (064)794-2940

    ◆산방산=용암이 굳어 생긴 해발 395m의 돌산이다. 용머리 해안과 이어져 있다. 산방산이 대지에 우뚝 솟은 남성의 모습이라면 용머리 해안은 연인의 다리를 배고 누운 모습이다. 용머리 해안과 거의 같은 시기인 70∼80만년 전에 생겼다. 제주의 화산암 중 맡형 격이다. 사면이 깎아지르는 절벽으로 돼 있다. 경사가 가팔아 오르기가 쉽지 않다. 정상에서 보면 용머리 해안과 형제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방산 중턱(150m)에는 산방굴사가 있는데 영주10경에 꼽힐 정도로 주변 풍광이 빼어나다. 산 정상부에는 온난한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암벽에도 희귀한 식물들이 자생하고 있다. (064)794-2940

    ◆하멜상선전시관=용머리해안으로 내려가는 길 한켠에는 제주도에 표류한 네덜란드 사람 하멜을 기념하는 비와 거대한 모형 배가 있다. 하멜은 제주도 산방산 앞바다에 표류해 억류생활을 하다가 탈출한 뒤 이 과정을 책(‘하멜표류기’)으로 출판해 우리나라를 서방세계에 최초로 알린 인물이다. 4층으로 구성된 배 내부 전시관이 기대 이상으로 볼 만하다.

    제주=글·사진 강민영 선임기자 myka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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